한바탕 내린 비로
영산강은 흙탕물이 되었지만
고요히 흐르는 수면 위로 드리운 하늘은 더없이 맑았다.
투명한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빛은
흙탕물마저 자신의 빛을 반짝이도록 돕는다.
혼탁해진 저 물도
잠시 후면 앙금이 가라앉고 다시 맑아지겠지.
비가 쏟아질 땐
모든 것이 뒤섞이고 소란스러운 게 당연하다.
더구나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비라면,
충격적인 사건으로 많은 말들이 비처럼
쏟아지는 지금, 저 물처럼 잠잠히 흐르고 싶다.
모든 것들이 가라앉고
많은 물이 남을 때까지 고요히.
ⓒ 윤소희 - 여백을 채우는 사랑
행복우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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